집에서 와이파이 빠르고 안정적으로 쓰는 방법

얼마 전 거실에서는 영상이 잘 나오는데 방에 들어가자마자 화면이 멈추더라고요. 같은 집인데도 와이파이 상태가 이렇게 다를 수 있습니다. 공유기를 새로 사기 전에 어디서 문제가 생기는지 확인하면 의외로 간단하게 해결될 때가 많습니다.
먼저 느린 곳이 어디인지 확인하기
휴대전화 한 대만 느린지, 집 안의 모든 기기가 느린지부터 구분해 보세요. 한 대만 문제라면 그 기기의 와이파이를 껐다 켜거나 재부팅한 뒤 다시 확인하는 편이 빠릅니다. 모든 기기가 동시에 느리다면 공유기나 인터넷 회선 쪽을 살펴볼 차례입니다.
속도 측정도 같은 기기로 두 번 해보면 좋습니다. 공유기 바로 옆에서 한 번, 평소 끊기는 자리에서 한 번 측정하세요. 옆에서는 빠른데 방에서만 느리다면 신호가 약하거나 벽 같은 장애물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공유기 옆에서도 계속 느리다면 유선으로 연결한 컴퓨터의 속도도 확인해 보세요. 유선도 느리면 와이파이 설정만 바꿔서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숫자를 볼 때는 단위도 확인해야 합니다. 인터넷 상품의 100Mbps와 파일을 내려받을 때 보이는 100MB/s는 같은 속도가 아닙니다. 100Mbps를 초당 메가바이트로 바꾸면 이론상 약 12.5MB/s이고, 실제 속도는 연결 상태 등에 따라 더 낮을 수 있습니다. 측정값 하나만 보고 고장이라고 판단하기보다 시간대와 위치를 바꿔 비교하는 게 정확합니다.
공유기 위치만 바꿔도 달라집니다
공유기가 현관 신발장 안이나 TV 뒤에 있다면 위치부터 옮겨볼 만합니다. 와이파이 신호는 벽과 문을 지날 때 약해지고, 금속 가구나 가전제품 주변에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집에서 자주 쓰는 공간의 가운데에 가깝게, 바닥보다는 조금 높은 열린 자리에 두는 편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거실 끝 구석에서 침실까지 벽 두 개를 지나야 한다면 침실에서는 신호가 약해지기 쉽습니다. 공유기를 거실 중앙 선반으로 옮기면 새 장비 없이도 체감이 달라질 수 있어요. 다만 전원선과 인터넷선 때문에 크게 옮기기 어렵다면, 먼저 선반 위로 올리거나 TV 뒤에서 꺼내는 정도부터 시도해도 됩니다.
공유기의 안테나가 여러 개라면 모두 같은 방향으로 눕혀두기보다 제품 안내에 맞춰 각도를 조절하세요. 안테나 각도보다 공유기 위치와 장애물의 영향이 더 클 때가 많으니, 한 번에 여러 설정을 바꾸기보다 위치를 하나씩 바꾸고 같은 자리에서 속도를 비교하는 게 편합니다.
2.4GHz와 5GHz는 쓰는 자리에 맞추기
와이파이 목록에 비슷한 이름이 두 개 보인다면 2.4GHz와 5GHz 연결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5GHz는 가까운 거리에서 속도를 내기 좋고, 2.4GHz는 멀리 떨어진 방까지 연결을 유지하는 데 유리합니다. 대신 2.4GHz는 주변 기기와 신호가 겹치기 쉬워 아파트처럼 공유기가 많은 곳에서는 느려질 수 있습니다.
공유기 가까이에서 큰 파일을 내려받거나 영상을 본다면 5GHz에 연결해 보세요. 멀리 있는 방에서 연결이 자꾸 끊긴다면 2.4GHz가 더 안정적일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좋은지는 집 구조와 주변 신호에 따라 달라서, 자주 쓰는 자리에서 각각 연결해 보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공유기 설정에 채널을 자동으로 고르는 기능이 있다면 우선 그대로 두고 상태를 확인하세요. 특정 시간에만 심하게 느려지거나 주변 와이파이가 많은 환경이라면 채널 변경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채널을 무작정 바꾼다고 빨라지지는 않습니다. 설정을 바꿨다면 변경 전과 같은 위치, 비슷한 시간에 다시 측정해야 차이를 알 수 있어요.
방까지 신호가 닿지 않을 때
공유기 위치를 바꿔도 집 끝 방에서 신호가 약하다면 장비를 추가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중계기는 기존 와이파이 신호를 받아 다시 보내므로 설치가 비교적 간단하지만, 원래 신호가 거의 잡히지 않는 곳에 놓으면 효과가 작습니다. 공유기와 문제의 방 사이에서 신호가 충분히 잡히는 자리에 두는 게 중요합니다.
방이 여러 개이거나 층이 나뉜 집이라면 메시 와이파이 장비도 선택지입니다. 여러 장비가 집 안에 신호를 나눠 보내는 방식이라 이동하면서 쓰기 편하지만 비용이 더 듭니다. 방에 인터넷 단자가 있고 유선 연결이 가능하다면, 그 방에 별도 무선 장비를 연결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새 장비를 사기 전에는 집의 배선과 공유기 설치 위치부터 확인하는 편이 낭비를 줄입니다.
속도만큼 연결 보안도 챙기기
공유기 관리자 비밀번호가 처음 설정된 그대로라면 바꾸는 게 좋습니다. 와이파이 접속 비밀번호도 가족이 기억할 수 있으면서 쉽게 추측하기 어려운 것으로 정하세요. 공유기에서 WPA3를 지원하고 집 안 기기들이 문제없이 연결된다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기기가 연결되지 않는다면 WPA2 방식의 보안 설정을 확인하세요.
제조사가 제공하는 공유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가끔 확인해 두면 좋습니다. 연결 문제가 생겼을 때는 공유기 전원을 잠시 껐다 켜고,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지 살펴보세요. 위치와 주파수를 바꿔도 모든 기기에서 계속 느리다면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에 회선 상태를 문의할 근거가 됩니다. 집 안 와이파이는 장비 가격보다 배치와 사용 환경이 체감에 더 큰 차이를 만들 때가 많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