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소 제품 고를 때 먼저 확인하는 방법

얼마 전 마트에서 ‘효소’라고 적힌 제품을 봤는데, 같은 진열대에 가루와 액상 제품이 함께 놓여 있더라고요. 이름은 비슷해도 원료와 먹는 목적은 제각각입니다. 속이 더부룩해서 찾는다면 광고 문구보다 먼저 내 증상이 언제 생기는지, 제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효소는 몸에서 어떤 일을 할까
효소는 몸속에서 여러 반응이 일어나도록 돕습니다. 음식 소화에 관여하는 효소도 그중 하나예요. 아밀라아제는 탄수화물, 단백질 분해효소는 단백질, 리파아제는 지방을 분해하는 데 관여합니다. 이름이 낯설어도 우리 몸이 평소 만들어 쓰는 성분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그런데 식사 뒤 배가 불편하다고 해서 곧바로 효소가 부족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급하게 먹거나 한 번에 많이 먹은 날에도 더부룩할 수 있고, 평소와 다른 음식을 먹었을 때도 배에 가스가 찰 수 있죠. 효소 제품을 고르기 전에 불편함이 특정 음식 뒤에 반복되는지 살피면 원인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효소’라는 이름보다 제품 표시를 먼저 보자
국내에서 효소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제품에는 곡물이나 과일을 발효해 만든 식품도 있습니다. 이런 제품과 특정 소화효소를 담은 제품은 구분해서 봐야 해요. 발효 원료가 들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먹은 음식의 소화를 돕는다거나 체중이 줄어든다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의학도 건강한 사람에게 소화효소 보충제가 일상적으로 필요하다는 근거는 부족하다고 안내합니다.
포장 뒷면에서는 식품의 유형, 원재료명, 영양정보, 섭취 방법을 차례로 확인해 보세요. 액상 제품이라면 1회 섭취량의 당류도 볼 만합니다. 가루 제품이라면 곡물 외에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원료가 있는지 살펴야 하고요. 맛이나 원료가 마음에 들어 식품으로 먹는 것과, 증상 개선을 기대하며 고르는 것은 다른 판단입니다.
‘건강에 좋아 보이는 식품’과 건강기능식품도 같은 말이 아닙니다. 식품안전나라 안내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은 포장에 해당 문구나 표시가 있고, 인정된 기능성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제품 앞면의 큼직한 ‘효소’ 글자보다 뒷면의 실제 표시가 더 많은 정보를 줍니다.
우유를 마신 뒤 불편하다면 효소 종류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우유를 마신 뒤에만 배가 부글거리거나 설사를 한다면 유당을 분해하는 락타아제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병·신장병연구소는 유당불내증이 있는 일부 사람에게 락타아제 제품이 증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 경우에는 막연히 ‘효소가 많이 든 제품’을 찾는 것보다 유당이 든 음식을 먹을 때의 불편함을 확인하는 게 먼저입니다.
선택지도 한 가지가 아닙니다. 마시는 우유의 양을 줄이거나 유당을 제거한 우유로 바꿔볼 수 있습니다. 락타아제 제품을 고려한다면 표시된 섭취 방법을 확인해야 해요. 같은 ‘소화효소’라도 어떤 성분을 분해하는지에 따라 쓰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여러 음식을 먹을 때마다 증상이 생기거나 불편함이 계속된다면 혼자 효소 부족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설사가 오래가고, 체중이 뜻하지 않게 줄거나, 기름진 변이 반복된다면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췌장에서 소화효소가 충분히 나오지 않는 질환에는 별도의 검사와 처방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먹기 전에는 식사 기록부터 남겨보자
제품을 사기 전에 며칠만 식사와 증상을 간단히 적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점심에 우유를 마신 뒤 배가 아팠다’처럼 음식, 먹은 양, 증상이 시작된 시점을 함께 쓰면 됩니다. 커피를 빈속에 마셨는지, 식사를 급하게 했는지도 적어두면 패턴이 더 잘 보입니다. 기록이 쌓이면 특정 음식이 문제인지, 식사 습관을 바꿔볼 여지가 있는지도 판단하기 쉬워집니다.
효소 제품을 먹기로 했다면 여러 제품을 한꺼번에 추가하기보다 표시된 원료와 섭취량을 먼저 확인하세요. 약을 복용 중이거나 임신·수유 중이라면 새 제품을 먹기 전에 의료진과 상의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식품안전나라도 약을 복용하는 사람에게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함께 사용할 때 상담을 권합니다.
저라면 ‘효소가 몸에 좋다’는 한 문장만 보고 고르지는 않을 것 같아요. 언제 불편한지 살피고, 그 상황에 맞는 성분이 있는지 확인한 뒤 결정하는 편이 돈도 덜 아깝고 내 몸의 신호도 놓치지 않는 방법입니다.
